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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재림예수'의 손목시계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의도적 연출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측 "가짜"… 야 "정치 공작"
교회 폐쇄·모임 방지 "종교적 핍박" 불평
'코로나 사태' 현실직시 의지 보이지 않아

이만희 신천지교회(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스스로 영원히 사는 사람이라고 자처하고, 그동안 신천지 교회 내에서 '재림예수'처럼 군림해왔을지 모르나 기자들 앞에 나타난 그는 쇠약하고 어눌한 평범한 노인에 불과했다. 회견내용도 부실했다. 코로나 사태가 국가적 재앙이 된 점에 대해 사과한다고 큰절을 두 번이나 하면서도 무엇이 문제였는지, 구체적으로 신천지교회가 무엇을 사과하는지도 밝히지 않았다. 질의응답에서 기자들의 질문을 측근이 전달해주어야 했을 뿐 아니라 그가 귀띔한 그대로 답변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기자회견에서 손목시계가 더 큰 화제다. 의도에 대한 추측들이 제기되자 박근혜 전 대통령 측은 가짜라고 반박하고, 야당의 한 의원은 야당연관을 환기시키기 위한 정치공작이라고까지 주장한다. 신천지교회 측에서는 큰절 퍼포먼스로 국민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리고 여론을 엉뚱한 데로 돌려놨으니 망외의 소득이라고 기뻐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대통령 손목시계는 반팔 셔츠 착용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의도적으로 연출한 소품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기자회견장의 신천지 홍보부장이 중고가 1천만원짜리 롤렉스 시계를 차고 있다고 제보한 한 네티즌의 제보를 참고하면, 교주가 평소에 차고 다닐 시계는 아니다. 그는 2015년 국가유공자 표창을 받았다. 국가가 당한 '환난'을 해결하기 위해 신천지 교단이 가진 '인적· 물적 자산'을 총동원하여 '지원'하고 있다는 과장과 자신이 국가유공자임를 환기하는 시계는 잘 조응하는 '디테일'이다. 국가유공자 표창과 관련된 인사들의 입을 다물게 하는 부수 효과도 있을 것이다.

회견 도중 느닷없이 꺼내든 옛날이야기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옛날 '왕거'라는 왕이 무서운 병이 돌아 자기의 군대까지 다 죽게 되자 적으로 싸웠던 나라의 왕에게 가서 절을 하고 그 병을 고치기 위해 약을 구해와서 고쳤다는 것이다. 전염병을 고치기 위해서는 원수에게도 무릎을 꿇었다는 것이 요지이다. 문맥에서 보면 그의 큰 절은 자기의 왕국, 자신의 신민을 구하기 위한 불가피한 행동이 된다. 이는 일종의 과대망상증으로 사과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은 잘잘못을 따질 때가 아니라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이니 "성도들을 몰아세우지 말고, 협조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지금 신천지교회는 나라를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데 교회를 폐쇄하고 모임을 막아서 일을 할 수 없다고 하며 정부의 조치를 종교적 핍박이라고 불평한다.

심지어 "정치 지도자가 무분별하게 '신천지가 (코로나19 확산) 진원지'라고 비난할수록 우리 성도들은 두려움 속에 쉽게 신분을 드러내기 힘들 것"이라는 위협도 첨가한다. 신천지교회가 코로나 감염의 거대한 배양실이 되어 대구 경북지역 주민은 물론 전 국민을 공황상태에 빠트렸으며, 민생과 국가경제에 환산하기 어려운 타격을 입히고 있는 현실은 알 바 없는 것이다. 신천지교회가 코로나바이러스의 대형 인큐베이터가 된 것은 '새 세계(신천지)가 열리면 현재 육신을 벗고 새 육신으로 갈아입게 된다'는 식의 반생명적 교리와 비인간적 예배 문화가 부른 대참변이지만, 교주와 교직자들은 현실 자체를 볼 수 있는 능력도 보려는 의지도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영생불사의 교리를 뿌리째 부정하는 논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는 신천지교회의 포교활동 과정에서 교주와 교회 간부들이 저지른 불법과 비리의 진상을 조사하고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엄정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다. 혹세무민의 신흥종교 교주를 국가유공자로 둔갑시킨 데서 보듯 신천지교회의 급속한 팽창은 '영생불사'의 교리와 밀교 특유의 신도관리와 포교활동으로 설명할 수 있지만 이를 이용하거나 비호해온 세력도 있을 것이다. 철저한 조사와 대책이 뒤따르지 않으면 신흥종교로 인한 가정과 지역은 물론 국가적 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김창수 인하대 겸임교수·객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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