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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국난극복 명분 삼아 국정 설계 새로 할 때

코로나19 '정권 향한 퍼펙트 스톰' 현실화
통합당의 비례정당 모욕·고발했던 민주당
비례정당 창당 위해 그럴듯한 명분 삼을것
'만들면 그만'… 국민아닌 자기편 향한 구실

지난 번 칼럼 '정권을 향하는 퍼펙트 스톰'을 출고했던 2월 4일, 코로나19 국내 확진자는 16명이었다. 신종 바이러스가 외교, 경제로 번져 총체적 재앙인 퍼펙트 스톰이 될까 걱정했다. 정권과 여당이 이에 대응할 충분한 밑천을 가지고 있길 바랐다. 우려였고 희망이었다. 한달 여가 지난 지금 세상이 변했다. 인구 대비 코로나19 확진자가 중국을 추월한지 오래다. 중국 지방정부들은 조직적으로 한국인 입국을 제한하고 중국언론과 인민은 한국을 조롱한다. 북한은 위로친전과 미사일을 번갈아 배달 중이다. 민간 경제는 질식 상태다. 100여개 국가가 한국을 향해 문을 닫아 걸었다. 마스크는 없고, 대구·경북은 고립됐고, 신천지는 표적이 됐다. 전세계가 코로나 발 대공황을 걱정한다. 퍼펙트 스톰은 현실이 됐고, 희망의 빛을 밝혀야 할 정권의 역량은 빈약해 보인다.

바이러스 보다 정치가 더욱 독한 것인가. 코로나 사태에 가렸던 총선 정국이 요란하게 기지개를 켜는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이 비례위성정당 창당을 추진하면서 갑자기 뜨거워졌다. 비례정당을 창당한 통합미래당을 멸시하고 모욕하고 검찰에 고발했던 민주당이다. 대중은 민주당이 비례정당을 창당하려야 할 수 있는 명분이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음식점에 모인 민주당 5인 실력자들의 생각은 달랐다. "명분이야 만들면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명분을 만드는 중이다.

일각에선 통합당이 비례정당을 만들면 민주당이 못만들 이유가 없다고 한다. 권력을 추구하는 정당이 가만히 앉아 패배하는 것은 정치생리상 불가능하며 지지세력에 대한 배임이라는 논리는 그럴 듯 하다. 하지만 양시양비론적으로 뭉개기엔 여야의 비례정당 창당 명분의 차이가 너무 확실하다. 통합당은 범여 연합 4+1의 연동형비례대표제에 결사적으로 반대했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반대논리로 비례정당 난립을 경고했다. 하지만 제도는 통과됐고, 황교안 대표와 의원 23명이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통합당의 비례정당은 자신들만 소외된 선거법개정안 반대와 폐기라는 명분에서 출발했다.

반면에 민주당은 비례정당 창당이 연동형비례대표제라는 성배를 훼손하는 오물로 취급하고, 야당 의원들을 법원으로 보냈다. 그런 민주당이 비례정당 창당을 위한 명분을 만들고 있으니 양당의 명분을 동급으로 보기 힘든 것이다. 민주당은 성배에 똥칠하지 말라고 통합당을 윽박지르다, 통합당이 성배에 담긴 성수를 남김 없이 마셔버릴 형세에 몰리자, 아예 성배를 깨버리기 직전의 기세다. 애초에 성수는 민주당과 진보정당의 몫이었다며, 성배의 정체를 스스로 폭로한 셈이 됐다. "비난은 잠시, 책임은 4년"이라는 이낙연 민주당 선대위원장의 발언이 차라리 솔직하다.

민주당은 비례정당 창당의 명분을 그럴듯 하게 만들어 낼 것이다. 이미 경험도 있다. 지난해 조국 사태 때 민주당은 조국 일가의 잡스러운 범죄혐의와 비도덕적 내로남불로 초래된 정권의 위기를, 검찰개혁이라는 명분으로 상쇄시켰다. 청와대의 울산시장선거 개입의혹을 수사하던 검사들은, 검찰인사를 명분으로 지방으로 흩어버렸다. 시중엔 정부가 코로나 사태를 경제실패 책임회피의 명분으로 삼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정치에서 명분은 중요하다. 국민은 반대자도 반대하기 힘든 명분을 선취하고 제시하는 정치세력을 선택해 정권을 맡긴다. 모든 선거에서 정당들이 명분 싸움을 벌이는 이유다. 그리고 정치적 명분은 나라와 사회와 국민을 앞으로 전진시킬 때 가치있고 명예롭다. 하지만 위기를 모면하고, 사태를 변명하고, 비판을 회피하기 위해 만들어 내는 명분은, 명분이 아니라 초라한 구실이다. 당연히 상황과 국면을 미래로 이끌수 없다. 오히려 악화시킬 뿐이다. 조국 일가가 재판을 받아야 하는 현실은 변함이 없고, 청와대 선거개입의혹 수사는 계속될 것이다.

퍼펙트 스톰의 규모가 상상을 초월한다. 절체절명의 위기다. 정부와 여당이 국난극복이라는 대의명분에 입각해 국정 전분야의 새 청사진을 그려, 반대자도 포용하는 희망의 불을 밝혀주기 바란다. 민주당 의원이 호기롭게 말했던 '만들면 그만인 명분'은, 국민이 아니라 자기 편을 향한 구실이자 변명이다.

/윤인수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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