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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교육

[에듀 인천]인천교육청, 폐휴대전화 재활용…'지구의 날' 맞아 내달 실천행사

'서랍 속 자원' 캐는 학생들…지구 살리는 자원 순환

 

스마트폰 핵심재료 콜탄 채굴로 숲 파괴
생산량 80% 콩고서 고릴라 서식지 잃어
옥련중 교사·3학년들, 실태 영상물 제작
10가구 중 6곳 가정에 폐휴대전화 방치
500여개 초중고서 수거 행사·수익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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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교육청이 쓰지 않는 휴대전화를 모아 아프리카 콩고 민주공화국의 고릴라 서식지를 보호하는 활동을 지원하고, 열악한 교육 환경에서 고통받는 해외 학생들을 돕기로 했다.

스마트폰이 일상에서 꼭 필요한 물건으로 자리를 잡으며 그만큼 버려지는 양도 많은데, 일상에서 버려진 폐휴대폰에서 자원을 추출해 이를 되팔아 생기는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들을 돕겠다는 것이다.

# 스마트폰 때문에 숲에서 쫓겨나는 고릴라

스마트폰은 우리나라에서만 매년 1천500만대 이상, 전 세계적으로 15억대 이상 만들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쓰는 스마트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실태를 알리기 위해 인천 옥련중학교 학생과 교사가 영상을 만들었는데, 어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옥련중학교 3학년인 김지우·김보민·김희연·김희경 학생과 백명자 과학교사는 최근 '콩고 숲과 고릴라'라는 영상물을 제작했다.

'생물과 다양성' 수업을 계기로 만든 3분 길이의 이 영상에는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쓰는 평범한 휴대전화에 민주콩고 숲에 사는 고릴라들의 고통이 담겨있다는 사실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영상캡쳐
옥련중학교 학생들과 선생님이 함께 만든 영상물 '콩고 숲과 고릴라'의 한 장면. /영상 캡처


영상의 내용은 이렇다. 아프리카 민주콩고 숲에 고릴라 가족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민주콩고 숲 땅 밑에는 세계 생산의 약 80%를 차지하는 콜탄이라는 광물이 매장되어 있다. 콜탄은 콩고민주공화국의 천연자원이다. 이 광물에는 휴대전화나 전자기기의 핵심 재료로 쓰이는 '탄탈륨'이라는 물질이 들어있다.

콜탄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무자비로 채취하는 바람에 민주콩고 숲은 엉망진창이 되어버렸다. 이렇게 보금자리를 잃게 된 고릴라들은 하나둘 떠나기 시작했다.

영상은 "우리가 휴대폰 같은 첨단 기기를 살 때마다 고릴라뿐 아니라 콩고 숲도 고통받게 된다"면서 "콩고 숲과 고릴라를 지키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 "평범해 보이는 휴대폰 안에는 콩고 숲과 고릴라들의 고통이 담겨 있으며, 고릴라들과 콩고 숲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두가 힘써야 한다"고 제언한다.

민주콩고의 어린이들도 콜탄 때문에 고통받는다. 옛날엔 쓸모없는 돌덩이에 불과했던 콜탄이 지금은 1㎏에 수십만원으로 가격이 치솟았는데, 정부군과 반군이 이 콜탄 광산을 두고 싸움을 벌였다.

무력으로 광산을 차지한 이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광산으로 끌고 가 노동력을 착취한다. 다치거나 죽는 아이들도 많다. 아이들은 이 콜탄 때문에 광산에서 '삽'을 들거나, 아니면 무장단체가 주는 '총'을 손에 쥐어야 하는 처지다.

백명자 과학교사는 "이 같은 사실을 사람들이 생각보다 잘 모르고 있다. 우리는 핸드폰을 너무 자주 바꾸고 있다"면서 "휴대폰뿐 아니라 전자제품 생산에도 콜탄 등 많은 광물을 필요로 하고, 그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이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알면 좋겠다"고 말했다.

# 잠자는 스마트폰

스마트폰은 이제 우리 일상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물건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스마트폰이 생필품이나 다름없는 물건이 되면서 고장이 나면 고쳐서 쓰기보다 바로 새것을 사서 쓰고, 쓰던 휴대폰을 버리는 일도 많아졌다.

하지만 스마트폰이라는 기기 특성상 휴대전화 내부에 많은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이 발행한 '2020년 폐가전 무상방문수거사업 인지도 조사' 보고서에선 폐휴대전화와 관련한 통계를 찾을 수 있다.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10가구 중 6곳 이상, 66.8%의 가정에서 폐휴대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평균 3.39개의 폐휴대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가정에서 최소 3대 이상의 전화기를 쓰지도 않고 집 안 어딘가에 버려두고 방치하고 있다는 얘기다.

사람들이 쓰지도 않는 폐휴대전화를 버리지 않는 이유는 뭘까. 개인정보 유출을 꺼리거나 적당한 처리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폐휴대폰에는 각종 계정 정보는 물론 게임이나 메신저 대화 기록 등이 그대로 남겨져 있다. 해외로 수출될 경우 혹시나 어떤 피해를 보는 건 아닌지 하는 불안감이 폐휴대폰의 재활용을 막는다.

폐휴대폰 보유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0.7%가 '개인정보 유출에 대해 불안해서'라는 답을 택했다. 그리고 응답자 22.2%는 '처리방법을 몰라서'라고 답했다. '다시 사용하기 위해 버리지 않는다'고 응답한 이는 12.2%로 10명 중 1명에 그쳤다.

이원영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 회수혁신팀장은 "휴대전화의 교체주기가 길어야 2~3년이다. 교체할 때마다 폐기해야 할 휴대폰이 발생한다는 것"이라며 "민감한 개인정보가 많고 마땅한 배출경로도 없다 보니 잘 배출도 안 되며, 집에 쌓아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 서랍 속 자원 캐기

인천시교육청은 오는 4월22일 '지구의 날'을 기념해 서랍 속에서 잠자는 폐휴대전화를 모아 자원으로 되살리는 '잠자는 서랍 속 자원 캐기' 실천행사를 4월 한 달 동안 진행하기로 했다.

가톨릭환경연대와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 인천시교육청은 30일 이를 위해 협약을 맺었다. 이 행사는 사용하지 않는 폐휴대폰을 자원으로 바꾸자는 것이 취지다.

광물 채굴로 인한 생태계 파괴를 막고, 학생·시민에게 자원 순환의 중요성을 알리고 자발적인 실천을 이끌어내겠다는 것이 목표다. 인천지역 500여개 초·중·고교가 참여한다.

권창식 가톨릭환경연대 정책위원장은 "인천시교육청과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 등이 선의로 참여했다"며 "이번 행사를 계기로 어린 학생들이 환경의 소중함을 깨닫고 세계시민으로서의 각자의 역할도 배우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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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은 4월1일부터 18일까지 자원순환 계기교육을 실시해 폐휴대폰 '수거·처리·유용물질 재사용'이라는 행사의 의미를 알릴 예정이다. 또 4월19일부터 30일까지는 본격적으로 각 학교에서 모은 폐휴대폰 수거에 나설 계획이다. 이렇게 모인 폐휴대폰은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으로 보낸다.

조합은 수거한 휴대전화를 배터리 제거 후 파쇄한다. 이를 다시 제련소로 보내 금·은·동·구리·코발트 등 유용물질을 캐낸다. 이 과정에서 얻어지는 수익은 휴대폰의 사용으로 파괴되고 있는 고릴라 서식지 보전활동과 동아시아 지역 등의 열악한 환경에서 교육받는 학생들을 위해 기부할 계획이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지구에서 버려지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우리 아이들의 미래는 암울하다는 것을 모두가 함께 알아야 한다"면서 "이번 행사가 자원을 다시 쓰는 문화를 만들어 자원순환사회를 만들어가는 데 소중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sh96@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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