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ww.kyeongin.com
  • 우리학교신문
  • 안양종합학생뉴스
메뉴

경인일보 교육

학생 원거리 통학 '유일 대안'…10년 넘게 불법 내몰려

 

학교 장거리 배정 땐 대중교통 열악
비용 등 피해 떠안은 채 이용해야

道, 1996년 '면허 지침' 만들었지만
법 개정으로 폐기… 아직 불법 신세

수원 221대 등 10개 시군 10만명 이용


경기도 학생통학마을버스(이하 학통 버스)는 원거리 통학이 일반화한 경기도 학생들에게 필수적이다. 그러나 학통버스는 10년 넘게 불법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에만 국한한 운행인 데다 수요도 점차 줄어든다는 이유로 누구도 법안에 넣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원거리 통학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과 학부모가 떠안은 채 불법 논란 속에서도 학생들은 학통 버스에 몸을 싣는다.

■ 원거리 통학 학생과 학부모의 유일한 대안 '학통 버스'

"일반 시내버스로 가면 왕복 5시간이 걸려요… 월 10만원, 부담돼도 학통 버스 말고는 대안이 없어요."

용인시 양지면 제일리가 집인 A(19)양은 3년간 학통 버스로 등·하교 중이다. 배정받은 용인 삼계고는 거리상 약 15㎞ 떨어져 있는데, 대중교통 이용 시 최소 2번 갈아타서 편도 1시간 30분이 걸린다.

A양이 타야 하는 버스의 배차간격도 3번은 1시간, 970번은 3시간이다. 한 대라도 놓치면 길에서 1시간 넘게 다음 버스를 기다려야 했고, A양은 결국 사설 학통 버스를 찾아 나섰다.

A양은 "처음엔 학통 버스 기사님도 3명밖에 없으니까 운행을 망설였다"면서 "일반 시내버스로 이동하는 학생들은 월 2만~3만원으로 통학하는데, 우리는 월 10만원을 내고 다녀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학교 셔틀버스도 양지면 학생 수가 적다고 지원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멀리 떨어뜨려 놨으면 누구든 책임을 져야 하는데, 부담은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용인 고림고 학생 B(17·용인 양지면 거주)양도 지난 3월부터 학통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삼계고에 비하면 그나마 가깝지만, 그래도 대중교통으로 왕복 2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경기지역 대다수 지역에서 학교는 원거리로 배정되는데, 대중교통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평택 중학군도 추첨제로 배정받다 보니, 평택 지제역 인근에 거주 중인 중학생이 버스로 38분 거리의 한광여중 등으로 통학하기도 한다.

20년 넘게 수원에서 학통 버스를 운행한 박만귀씨는 오전 7시부터 9시30분까지 초·중·고 학생 40여명의 등·하교 운행을 맡고 있다.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과 호매실동을 지나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 동우여고로 향하는 게 매일 운행하는 첫 등교 일정이다. 운행을 시작한 지 30분도 채 되지 않아 25인승 학통 버스는 학생들로 금세 가득 찼다.

동우여고까지 8곳을 거치면서 학생들을 태우는데, 정류장도 별도로 없고 길가에 학통 버스가 멈추면 학생들이 탄다.

박씨는 "20년 전보다 수요는 줄었지만, 그래도 학통 버스가 필요한 학생들이 많다"면서 "요금도 많이 올릴 수 없어 돈벌이보다는 학생들을 통학시킨다는 데 의의를 둔다"고 말했다.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에 사는 C(18)양도 "마지막 지망인 동우여고로 배정을 받았는데, 대중교통은 광역버스밖에 없어 학통 버스를 이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수원 서부 쪽에서 동우여고로 가려면 2천800원인 광역버스 7800번을 이용해 40여분이 소요된다.

또한, 수원시 장안구 천천삼성래미안에서 탄 아이들은 1.6㎞ 떨어진 수원 천일초까지 이동한다. 학통 버스가 없다면 마을버스를 탄 후 30분가량을 걸어 등교해야 한다.
 

 



■ 불법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학통 버스의 설움

경기도 학통 버스 역사는 약 4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중교통이 지금보다 열악했던 시절, 용인과 안성 등지에서 수원으로 통학하는 학생들을 불법 자가용으로 통학 지원했던 게 학통 버스 시초다.

이에 경기도는 지난 1996년 '경기도 학생통학용 마을버스 운송사업 한정면허 업무처리지침'을 만들었다. 학통 버스를 법적 테두리 안에 담으려는 시도였다.

그러나 해당 조례는 마을버스 자체를 등록제로 전환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자동차법) 개정으로 지난 2007년 폐기됐고, 학통 버스는 한순간에 불법으로 치부됐다. 게다가 지난 2015년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13세 미만 어린이를 태우는 '어린이통학버스' 신고의무 조항이 생기면서 학통 버스가 설 자리는 더 좁아졌다.

지난 1월 기준 경기도에 남아있는 학통 버스는 10개 시·군에 총 461대로 노선 수는 1천885개에 달한다. 수원이 221대로 가장 많고 용인시 63대, 고양시 47대 순으로 1일 10만여명의 학생들이 이용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의회는 '경기도 어린이 통학마을버스 안전인증·지원 조례안'을 제정했지만, 상위법인 도로교통법 또는 여객자동차법이 개정되지 않는다면 불법 논란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경기도는 수차례 경찰청 등 상위기관에 학통 버스 법적 근거를 만들어 달라 요구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또한, 지난 2015년 당시 새누리당 김태원(고양덕양을) 전 의원이 관련 법 개정을 발의했지만, 이마저도 임기만료로 폐기된 채 현재까지 법적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